제주행 비행기표 구하기 어렵더니…이유 있었네

입력 2026-10-01 09:00
수정 2026-10-01 09:48


올해 제주 국내선에서 사라진 좌석만 65만석이 넘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면서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에 우선 배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 등 단거리 국제선의 수익성이 부각되면서 항공업계의 '기재 재배치'가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라진 제주행 65만석"…대한항공·아시아나 감소폭 더 커



1일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계 운항기간인 3월29일부터 10월24일까지 제주공항 국내선 공급계획은 1,715만3,208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80만4,602석)보다 4% 감소했다. 제주를 오가는 좌석이 하루 평균 약 3,100석씩 줄어든 셈이다. 운항편수는 9만1,234편으로 전년 동기(9만1,750편) 대비 1% 줄었다.

운항편 감소율보다 좌석 감소율이 큰 것은 항공사들이 일부 노선에 상대적으로 작은 기종을 투입하는 등 공급 전략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형항공사의 감소폭이 두드르졌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의 제주 국내선 공급좌석은 올해 290만7,736석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올해 209만1,562석으로 약 75만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나 줄었다. 두 항공사에서만 130만석이 넘게 감소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제주 국내선 좌석을 10%, 에어부산은 16%, 에어서울은 11% 각각 늘렸다. 대형항공사가 줄인 자리를 일부 저비용항공사(LCC)가 메웠지만 전체 제주 공급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제주서 빠진 비행기 어디로"…'돈 되는 국제선' 재배치



항공업계에선는 제주 노선 공급 감소 배경으로 국제선 정상화를 꼽는다.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수를 단기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려면 국내선에 투입했던 기재를 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올해 하계 정기편을 보면 국제선은 최대 46개국 245개 노선에서 주 4,820회 운항한다. 전년 하계보다 주 37회 증가한 수치다. 반면 국내선은 제주 12개 노선을 포함한 20개 노선에서 주 1,806회를 운항한다. 이 가운데 제주 노선은 주 1,534회다.

항공사들이 특히 주목하는 곳은 일본이다. 실제 올해 여름 성수기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 가운데 일본 노선 이용객은 99만6,723명으로 전체의 25.6%를 차지했다.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일본을 오간 셈이다. 그 뒤를 동남아(86만2,214명, 22.2%), 중국(83만8,298명, 21.6%) 등이 이었다.

▲"日 늘리고 동남아 줄이고"…항공사도 '선택과 집중'



국제선이라고 모두 늘리는 것도 아니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유가와 환율, 현지 수요 등을 따져 노선별로 기재를 재배치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하반기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 노선 여객은 2,13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증가했다. 반면 동남아 주요 노선은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베트남 노선 여객은 662만6천명으로 5.1% 감소했고, 필리핀은 250만1천명으로 13.7%, 태국은 234만3천명으로 13.0% 각각 줄었다.

항공사들도 이 같은 수요 변화에 맞춰 공급을 조정하고 있다. 같은 기간 베트남 노선 운항편수는 전년보다 6.6%, 태국은 9.3%, 필리핀은 17.5% 각각 감소한 반면 지난 8월 인천공항의 일본 노선 운항편은 9,785편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같은 달 일본 노선 이용객 역시 182만5천여명으로 18.8% 증가했다.

항공사들이 '수익성 방어' 전략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류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무조건 운항편을 늘리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과 탑승률을 확보할 수 있는 노선에 항공기를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중국 등의 단거리 노선은 고객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공급을 늘려도 수익성을 챙길 수 있는 반면 동남아 노선의 경우 현실적으로 수익성을 챙기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같은 흐름이 항공사 실적에도 변수가 될 것이란 진단이다.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좌석을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보다 어느 노선에 항공기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느냐가 항공사 수익성을 가르는 변수가 됐다는 설명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유가로 여객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 요인 가운데 하나가 '스케줄 최적화에 따른 기재 배분 효율화"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