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유럽에서 히트펌프 판매가 뚜렷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히트펌프협회(EHPA) 집계 결과 오스트리아·벨기에·스위스·덴마크·핀란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포르투갈·스웨덴 등 유럽 12개국의 올해 상반기 히트펌프 판매량은 116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 105만대보다 11%가량 증가했다.
EHPA는 판매 증가의 배경으로 올해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각국의 전기세 인하 기조를 꼽았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여파로 핵심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원유·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전기세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두르도록 권장하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전기요금이 히트펌프 보급을 좌우한다고 강조해온 EHPA는 전기료가 내려간 국가에서 판매가 특히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보조금 제도에 힘입어 새로 설치된 난방 장치 가운데 히트펌프 비중이 가장 높았다.
히트펌프는 연료를 태우는 대신 저온 열원에서 흡수한 열에너지를 고온으로 바꿔 난방과 건조 등에 쓰는 청정에너지 장치다. 냉방과 난방에 모두 활용할 수 있다.
폴 케니 EHPA 사무총장은 "유럽은 위태로운 공급망에서 얻는 유독하고, 값비싼 가스 중독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전기가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이 되는 시점이 빨라질수록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 권고에 따라 전기세를 낮춘 벨기에처럼, 전기에 붙는 세금은 줄이고 화석연료에는 더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기요금이 가스보다 여전히 4배가량 비싼 벨기에는 올해부터 전기요금을 3% 내리고 가스요금은 3% 올리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