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파트 공사비 '뻥튀기'...검증했더니 3조8천억 줄었다

입력 2026-09-29 18:01
수정 2026-09-29 18:10
<앵커>

건설사들이 물가 상승을 이유로 올려달라고 한 공사비를 따져봤더니, 그 가운데 1/4이 부풀려진 것이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직접 검증한 것인데, 2년8개월 동안 검증을 통해 잡아낸 뻥튀기 금액이 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재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이 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는 2년 전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의뢰했습니다.

검증 결과, 시공사의 요구액 중 약 2천억 원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태준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검증을 통해 줄어든 공사비만 3조8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공사비 갈등이 본격화한 지난해에만 2조 원에 가까운 뻥튀기 공사비가 적발됐습니다.

검증을 요구한 금액에서 감액되는 비율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태준 /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 : 공사비가 올라가면 그 부담은 조합원이나 입주 예정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검증 과정에서 대규모 삭감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증액 요구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도록 검증 역량을 더 강화해야...]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성수동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예고된 가운데 공사비 검증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

하지만 이를 검증해야 할 한국부동산원의 전담 인력은 15명에 불과합니다.

검증에만 6개월 넘게 걸리다 보니 사업 지연에 우려한 조합들은 검증을 미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초구 A재건축조합 관계자: (법에) 검증 받은 금액을 (조합원) 총회에 올리게 돼 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은 (재건축 사업 기간) 지연이 굉장히 많이 됩니다.]



일부 강남 대형 재건축 단지는 건설사업관리 전문업체를 직접 선정해 공사비 검증을 맡기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을 이유로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조합의 재정적 부담은 물론 사업 차질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취재: 채상균

영상편집: 노수경

CG: 신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