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가족들이 마주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때면 으레 나오는 내용 중 하나가 부동산 이야기다.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거나 정부의 규제로 인해 할 수 없이 서둘러 집을 팔았는데 잘못 팔았다는 등 역시 부동산은 온 국민의 관심사인 것 같다.
지난해 현 정부의 첫 번째 규제 대책인 6.27대책 이후 서울의 주택시장은 정부의 기대와 다르게 역대급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취임 1년간의 서울아파트 매매가 가 문정부의 8.2%를 넘어 11% 올랐다고 하니 정책의 약발이 안 먹히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부는 규제정책에 이은 공급대책까지 연달아 발표했지만 대책의 효과는 왜 시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공급대책의 효과는 지금 당장이 아닌 미래의 대책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집 안 사도 몇 년 후에 좀 더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정부에서 대량으로 공급할 거니 급하게 서두르지 말라는 ‘시그널’이다.
그런데 부동산 참여자들은 지금 당장의 공급이 중요하지 미래에 얼마나 공급이 되건 관심 밖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전세가, 매매가 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더 기다리다간 아예 집을 못 살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 미래의 공급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물론 정부에 대한 신뢰가 굳건하다면 믿고 기다릴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정책은 한번 내놓으면 다시 돌이키기 어렵다. 그래서 정책은 치열한 찬,반 토론을 거쳐 숙고 끝에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차선책이라도 찾아내야 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현 정부의 기조는 다주택자 규제, 1주택자도 거주와 비거주로 나눠 규제, 초고가 아파트 규제로 방점이 찍혀있다. 결국 내 집 한 채만 소유하고 거주하라는 이야기다.
< 소유물건수별 비중 >
출처: 국가데이터처, 2024년 주택소유통계 자료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세 대란이다. 다주택자 규제,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거주할 집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전셋값 급등에 할 수 없이 내 집 장만으로 돌아서고 있는 실정이다.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를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에서도 취득세 중과, 양도세 중과, 보유세 중과 등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고 했지만 실패했다. 현 정부도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공급물량은 신규 공급과 기존 물량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단기간에 신규 공급이 어렵다면 기존 물량이라도 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하도록 거래세 (취득세, 양도세)를 대폭 낮춰줘야 하는데 정부의 규제정책은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다.
내년에는 강남권에 잠실주공 5단지, 은마아파트 등 대규모 이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전세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책의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시점으로 보인다.
“의사의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전도 잘못 나가기 마련이다”
<기고=미래가치투자 연구소 한정훈 대표>
<이미지 생성 = 챗 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