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정점은 어디…펀드들은 ‘더 오른다’에 베팅

입력 2026-09-28 11:29
추세추종 펀드, 이론상 최대치 매도 오는 30일 PCE 물가지수가 변곡점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지난주 연 5%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 펀드가 금리 추가 상승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전세계 자산의 기준이 되는 10년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5.22%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만기 미 국채금리도 5.501%를 넘어서며 22년 전 기록을 갈아치웠고, 5년물 역시 5%대에 올라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25일 보고서에서 가격 흐름에 따라 투자하는 추세추종펀드, CTA의 국채 선물 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BofA가 추정한 CTA의 미국채 10년물에 대한 선물 포지션은 단기·중기·장기 세 가지 추세 모델 모두에서 -100%를 기록했다. 이는 BofA는 추세를 재는 총 12개 모델에서 가격 하락 추세가 최대치라는 의미다.

추세를 따라 움직이는 CTA는 가격이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식으로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펀드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므로 이러한 대규모 매도는 금리가 추가로 오른다는 의미다.

9월 미국 S&P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8.4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러한 채권 투매를 자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으로 10월 추가 인상 전망이 커졌고, 이로 인해 5년물과 7년물 등 국채 입찰 수요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BofA 측정 모델 기준으로 CTA는 이미 한도까지 매도한 상태로 같은 조건에서 추가로 더 하락 베팅 물량이 더해질 여력은 크지 않다. 오히려 BofA는 10년물 금리가 약 18bp(1bp=0.01%p, 0.18%p) 정도만 내려도 해당 펀드의 자동 손절이 이뤄지면서 숏커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계적인 펀드의 움직임과 달리 일부 월가 전략가들은 추가적인 금리 상승에 신중한 입장을 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 금리전략가는 현재 채권 시장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매튜 혼바흐 전략가는 오는 12월과 내년 3월까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연 4.25~4.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내년말 기준금리 상단 4.73%보다 낮은 범위다.

골드만삭스의 토니 파스콰리엘로 글로벌 헤지펀드 커버리지 헤드도 지난주 자사 팟캐스트를 통해 현재의 금리선물 시장이 4번의 인상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면서 그보다 적은 금리 인상이라면 시장에 주는 충격이 덜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마이클 하트넷 BofA 수석 전략가는 채권 시장에 서서히 진입할 기회라는 역발상 투자 의견도 담았다. 그는 향후 1년간 시중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10년물 국채 투자를 통한 수익률은 약 14%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소들의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 금리의 향방은 오는 30일 나오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이번 인플레이션 지표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연례 개정에 따라 5년 만에 통계 집계 방식을 변경한 첫 결과물이다.

지난주 기준 월가 컨센서스는 근원 PCE 물가 기준 전년대비 3.3% 수준 이지만, 통계 개정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대신증권의 이정훈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분석국(BEA)가 왜곡 품목을 수정할 경우 근원 PCE 물가지수가 20~30bp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톰리 펀드스트랫 창업자 겸 리서치 총괄은 최대 40bp 하락 가능성까지 내다보는 등 지표 발표 이후 시장 변동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