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현행안대로 시행되면 국내 거래소 거래대금이 30%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세 원칙 자체보다 높은 세율과 낮은 공제 한도, 미비한 신고·납부 인프라가 투자자의 국내 시장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웹3 리서치 기업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3.7%가 가상자산 과세에 반대했다. 현행 제도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데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2.9%에 달했다.
보고서는 과세가 시행될 경우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3대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이 올해 860조원에서 내년 602조원으로 258조원(3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거래소 매출도 1조330억원에서 7,282억원으로 3,048억원(29.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과세 도입이 신규 세원 확보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거래 위축으로 기존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과세 기반까지 좁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세부 항목별 불만도 컸다. 응답자의 73.5%는 22% 세율이 과도하다고 답했고, 65.2%는 250만원 기본공제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주식 등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과세 기준이 불공정하다는 응답도 72.1%였다.
투자자들은 특히 손실 처리와 거래내역 확인 문제를 우려했다. 손실 이월공제가 반영되지 않는 데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65.9%, 취득가액과 거래 이력 확인 부담이 크다는 답변은 70.6%였다.
거래가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변수다. 과세 시행 뒤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응답은 73.1%,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답변은 69.7%였다. 국내 거래소 이용을 축소하겠다는 투자자 중 88%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 이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현행 소득세법은 내년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연간 순이익 중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 원칙과 현행안을 내년부터 그대로 적용하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며 "취득가액 산정, 정보 보고, 자동 신고 체계 등을 정비하지 않으면 국내 산업 기반은 약해지고 세수 확보와 시장 감독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