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이 번번이 무산됐던 서울 서대문구 개미마을과 문화마을, 옛 홍제4구역이 하나의 재개발 구역으로 묶인다.
서울시는 3개 마을을 통합해 최고 30층, 약 252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홍제동 9-81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상지는 그동안 마을별로 정비사업을 추진했지만 사업성 부족과 인왕산 경관 보호 등의 제약으로 사업이 잇따라 무산됐다. 개미마을은 2006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민영주택건설사업과 주거환경관리사업, 모아타운, 주거재생혁신지구 등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문화마을은 공공재개발 대상에서 제외됐고, 옛 홍제4구역도 재개발 예정구역에서 해제됐다.
서울시는 3개 마을을 하나의 구역으로 통합해 토지 이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기반시설을 연계하기로 했다. 주택용지의 용도지역을 기존 1종·2종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무허가 건축물이 들어서 훼손된 인왕산 자락 약 3만㎡를 공원으로 조성한다.
사업지의 경관은 인왕산 지형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형태로 계획한다. 인왕산과 가까운 곳은 20층 안팎, 내부순환로 주변은 30층 안팎으로 높이를 달리하고, 인왕산 정상과 기차바위, 능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동서·남북 방향으로 각각 20m 폭의 통경축을 확보한다.
기존 마을길도 최대한 보존한다. 주민들의 주요 생활도로인 세검정로4길은 그대로 유지하되 입체도로로 계획해 사업성을 높인다. 홍제천과 인왕중학교, 홍제역을 잇는 기존 길도 연결해 단지 내부와 주변 지역의 보행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교통체계도 손질한다. 내부순환로 진입 차량과 주민 차량의 동선을 분리하고, 내부순환로 하부 공공부지를 활용해 추가 진입도로를 개설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기존 세검정로 일대의 상습 정체를 완화하고 향후 입주에 따른 교통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최대 105m에 이르는 대상지의 고저차도 개발에 활용한다. 대규모 절·성토를 최소화해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 지형 단차를 활용한 데크 하부에는 주민공동시설과 외부마당을 배치한다.
홍제3동 주민센터와 내부순환로 하부 사회복지시설은 단지 초입의 근린생활시설과 복합화·재배치한다. 기존에 접근성이 낮았던 공공시설의 이용 편의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획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서대문구와 함께 현장답사와 간담회, 설명회 등을 총 9차례 진행했다. 주민들은 3개 마을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조성하고 용적률 상향과 사업성 개선, 세검정로 진출입 개선, 공공청사 복합화 등을 요구했고 서울시는 이를 계획에 반영했다.
이번 신속통합기획 확정으로 서울시 전체 314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가운데 201곳의 기획이 완료됐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개별적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웠던 3개 마을이 뜻을 모아 하나의 사업으로 나아가는 만큼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