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연산 장치(GPU)에서 메모리와 스토리지로 확장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 반도체 산업 전반에 투자하기보다 메모리 생태계 내 주도 기업만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업그레이드형 상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글로벌DRAM반도체플러스' ETF가 10월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18일부터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한다. 이 상품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의 글로벌 확장판 성격이다. 해외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국 라운드힐의 'DRAM' ETF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버전으로 평가받는다.
신한운용은 이번 ETF의 포트폴리오에서 메모리 칩과 스토리지 기업 편입 비중을 90%로 끌어올렸다. 기존 미국 DRAM ETF와 같이 90%이상의 높은 메모리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종목 구성에서는 차별화를 꾀했다. 기술적 해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반도체 사이클 둔화 시 이익 체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는 난야, 윈본드 등 후발 주자는 포트폴리오에서 과감히 제외했다.
대신 글로벌 시장 주도 기업에만 자금을 집중한다.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3강을 비롯해 샌디스크,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 키옥시아 등이 주요 편입 대상이다. 여기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독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핵심 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포함해 장비 발주 사이클 수혜까지 동시에 추구한다.
이처럼 메모리 생태계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핵심 기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메모리 계층화'라는 최신 산업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AI가 단순 추론을 넘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고도화되면서 연산을 돕는 HBM(고대역폭메모리)뿐만 아니라 eSSD, NAND, HDD 등 다양한 스토리지의 중요성이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AI 아키텍처 변화로 메모리 제조사들의 HBM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범용 D램 공급까지 연쇄적으로 부족해지는 구조적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D램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는 이유다. 여기에 AI의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연산 유휴시간을 줄여주는 고성능 SSD와 대용량 데이터를 장기 보관하는 HDD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세제 혜택과 투자 편의성 측면의 강점도 뚜렷하다. 기존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던 'DRAM ETF'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22% 분류과세가 적용되며 연금계좌를 통한 투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 'SOL 글로벌DRAM반도체플러스'는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계좌에서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 노후 대비 장기 투자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일반 위탁계좌에서 거래할 때도 국내 주식 매매차익분은 비과세되고 해외 주식 상승분에 대해서만 15.4% 보유기간 과세가 적용돼 투자 수익률 제고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