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안주나"…50만원부터 지급보류까지, 민생지원금 제각각

입력 2026-09-12 20:06
수정 2026-09-12 22:41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포퓰리즘 우려 교차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잇따라 민생지원금 지급을 추진해 온 경남지역 시·군이 재정 여건과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남 지자체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위축된 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전 주민 대상 보편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지원금 지급에 나선 곳은 의령군, 통영시, 하동군, 김해시 등이다.

의령군은 지난달 10일부터 전 군민에게 1인당 50만원의 의령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있고, 통영시는 1인당 35만원 규모의 '통영형 민생회복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하동군 역시 군민 1인당 3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원 중이다.

김해시는 전 시민 53만7,000여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544억원 규모의 민생경제지원금을 편성해 오는 17일부터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반면 창원시와 사천시, 양산시 등은 지급 계획을 철회하거나 제동을 걸었다.

창원시는 고물가 부담 완화 차원에서 지원금 지급을 검토했으나, 지급 방식과 재정 규모 등을 종합 검토한 끝에 지난달 27일 계획을 보류하고 가용 재원을 미래 성장 기반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천시도 당초 지급 여부를 고민했지만, 한정된 지방재정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교통·주거 기반 확충 등 중장기 지역 인프라에 우선 투입하기로 결론 내렸다.

양산시의 경우 주민들이 직접 발의한 민생지원금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지급을 확정한 지자체 내부에서도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해시의회에서는 지방채 잔액이 1,797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545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지원금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가열되는 모습이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되는 민생지원금은 단기적으로 역내 소비를 유도해 영세 자영업자와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 가계의 숨통을 틔우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일회성 소비 진작에 그쳐 중장기적인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고 지자체 간 지급 여부와 금액 차이로 주민들 사이에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탓에 도로·복지·산업 등 필수 공공 인프라 투자 예산이 줄어드는 등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는 '포퓰리즘성 현금 살포'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병익 경상국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자영업 도태 등을 막기 위해 마중물 성격으로 경기 부양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면 배분 차원에서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공재 투자와 달리 현금성 지원은 주는 쪽도 표가 오르고 받는 쪽도 체감도가 높아 정치적 유인이 크지만, 재정학 관점에서 보면 장기적인 정책 효과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