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30만원 준다더니 '없던 일로'…"너거들은 군민의 암" 부글부글

입력 2026-09-11 11:37
수정 2026-09-11 14:07
울진군민 30만원 지원금 무산 후폭풍 곳곳에 군의회 비판 현수막


경북 울진군이 추석을 앞두고 지급하려던 민생안정지원금이 군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4인 가족 기준 120만원을 받을 수 있었던 지원금이 무산되자 곳곳에 군의원을 비판하는 현수막까지 내걸렸다.

11일 울진 군민 등에 따르면 울진 곳곳에는 민생안정지원금 예산을 삭감한 군의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4인가족 120만원 준다는데 국힘 군의원이 걷어찼다', '너거(너희)들은 국민의힘이 아니고 군민의 암이다', '군수가 주려던 140억원 대목, 국힘 군의원이 날렸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심지어 군의회 앞에는 'X이나 드세요'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을 내건 단체는 이장연합회와 지역발전협의회, 민생회복 촉구 범군민연대, 추석 장바구니 털린 주부연대 등 다양하다.

지역사회에서 이처럼 반발이 확산한 것은 추석 전 지급을 추진했던 1인당 3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이 군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군의회는 지난 8일 294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군민생활안정지원금 운영 사업비 140억4천900여만원을 전액 삭감하는 내용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지원금 지급 무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뿐 아니라 지역 단체들도 군의회를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와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울진본부는 성명을 통해 "민생안정지원금은 군민에게 베푸는 선물이 아니라 주민의 경제적 기반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투자"라며 "당리당략에 매몰돼 군민의 민생을 외면하는 정치를 이제 끝내라"라고 촉구했다.

예산 삭감 배경에는 무소속인 군수와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들의 힘겨루기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산 심의과정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포함된 7명의 군의원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은 반대하고, 무소속 의원 3명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들은 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요건과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관련 조례상 '중대한 위기 상황'일 경우에만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집행부가 현재 상황을 중대한 위기로 판단할 수 있는 경제 지표를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원금 예산이 의회의 심의를 거치기도 전에 외부에 알려진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의회 예산 심의가 시작되기 전에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졌는데, 예산 확정 전 집행을 전제로 밀어붙이는 행정 관행은 의회 견제 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없이 고뇌했는데 내년과 그 이후 재정까지 살피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한 책임이라 믿었다"고 설명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