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와 여당이 내년도 800조원대 예산안 편성을 예고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발판 삼은 확장재정 기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정치경제부 정원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정 기자, 내년 예산안 사상 처음 800조원을 넘는다고요?
<기자> 이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800조원 플러스 알파 편성을 예고한 바 있고, 오늘 당정협의에서 이같은 확장재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됐습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내년 예산 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가 주시해왔는데요, 이미 820조원까지 예상하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지금 얘기가 나오는데 예산안은 정부안이고 국회에서 통상 감액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그래도 800조원대는 넘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800조원대, 잘 와닿지 않는데 어느정도 규모입니까?
<기자> 예산안 추이를 함께 보시겠는데요, 추경을 제외한 본예산 기준으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600조원대였다가 올해 예산은 700조원대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예산안이 800조원대로 편성된다면 작년과 올해, 내년까지 해마다 앞자리가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 정부지출도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긴한데, 증가율을 보면 2024년과 2025년 2%대에서 올해 8%대, 내년 10%대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9%)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정부는 내년 50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도 예고했는데 50조 예산을 감액하겠다고 하고도 재정 지출 규모는 확대하는 것이어서, 너무 재정 확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 또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재정건전성 논란을 또다시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일단 정부도 계산이 있을 거 아닙니까?
<기자> 1년 새 예산이 100조원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채권시장 고위관계자는 "800조 예산안은 이미 시장에 예고가 됐지만, 국채 발행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가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는 아직 명확하게 나온 것은 없지만, 일단 정부가 과감하게 확장재정 편성하는 배경에는 초과세수 즉, 세금이 더 많이 걷히고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시 호황에 따른 증권거래세와 같은 세금이 더 많이 걷히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국세가 33조원이 더 걷혔고, 내년에는 당초 전망치 412조원보다 100조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더 걷힌 돈을 빚갚는데 쓰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쓰겠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번 강조해왔고, 오늘도 '생산적 재정 전략'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최근 이런 확장재정이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점일텐데요?
<기자> 최근 미국, 일본의 국채금리 급등이 증시를 흔들었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상황이 더 좋지 않습니다. 최근 1년동안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 3년은 1.5%p, 10년은 1.6%p, 30년은 2%p 이상 올랐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이 1%p 남짓 오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파른 금리 상승세가 이어져왔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주식으로의 자금 쏠림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지만, 그 근본에는 확장재정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습니다.
그래서 800조원대 예산안에 대한 걱정 섞인 시선이 채권시장 전반에 퍼져있고요, 결국 금리가 오르면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재정정책의 효과를 떨어드리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기축통화국이지만 우리나라는 대외 변수에 취약합니다. 어제 국고채 PD협의회에서 재경부 측이 국고채 장기물 발행 축소, 바이백과 같은 조치를 예고했다고 하는데, 확장재정을 하면서도 국가 채무를 잘 관리해나가는 것이 금융시장 안정에 관건이 되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치경제부 정원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조현정, CG : 신지영, 송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