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만·스위스 사이"…삼전닉스 쏠림 '갈림길'

입력 2026-08-18 10:11
반도체 의존 한국, 성장 경로 모색 수출 포트폴리오 다양성, 완충 기대 중국 견제·기술 협업 변수로 부상


한국 경제의 반도체 쏠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대만형 가속과 스위스형 정체 사이 경로를 걸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18일 NH투자증권은 최근 반도체 쏠림 현상을 볼 때 한국이 대만과 스위스의 중간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단 분석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쏠림 경제 결말을 붕괴, 정체, 가속 세 가지로 분류했다. 붕괴는 스마트폰 전환에 실패한 노키아와 함께 저성장에 빠진 핀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체는 제약시장 성숙화로 성장이 둔화된 스위스, 가속은 반도체 경제 편중에도 2010년대 이후 연평균 4% 성장률을 유지하는 대만이다.

한국 반도체 수출은 올해 1분기 GDP 기준 16%까지 높아졌다. 대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스위스 제약 수출 비중에 근접한 수준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두 회사와 마이크론이 나누는 과점 시장이다.



완전독점인 대만 TSMC 파운드리와는 다르지만, AI 인프라 수요가 뒷받침되는 한 높은 가격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의 성장성은 대만형에 가깝다"고 밝혔다.

국내 산업 포트폴리오 다양성은 강점이다. 대만의 IT 수출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반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비중은 54% 수준이다. 정유·화학·기계·철강, 자동차·배터리·선박에 방산·화장품·바이오까지 비IT 산업이 수출을 함께 받치고 있어, 반도체가 주춤해도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은 경계 요인이다. 범용 D램과 낸드 시장은 여전히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위험을 안고 있다.

정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의 성장 곡선은 대만처럼 매끄럽기보다 굴곡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빅테크와의 협업을 확대해 HBM의 고객 전환 비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