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도 직접 코딩…현대차그룹 AI로 대전환 [뉴스+현장]

입력 2026-08-12 17:54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부터 제조, 서비스까지 전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며 전사 AI 전환(AX)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디지털 전환(DX)과 AX 성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며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문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전사 DX에 착수해 업무 방식과 데이터 체계를 바꿔 왔다.

특히 단순한 시스템 도입에 그치지 않고 조직 간 정보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대표적으로 전 밸류체인에 흩어진 데이터를 표준화·연결하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운영 중이다.

이렇게 쌓은 디지털 자산은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기반이 됐다.

지난해부터 운영한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에이치(H) 챗 프로'는 지난 7월 기준 이용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임직원의 80% 수준이다.

임직원은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골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사적인 AX 전환에는 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적극적인 참여도 뒷받침됐다.

정 회장은 직접 임원진에 바이브 코딩 교육을 요청하는 등 AI를 활용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데 관심을 보여왔다.

바이브 코딩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코드를 만들고 수정하면서 원하는 결과물을 구현하는 개발 방식이다.

각 사업 부문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연구개발(R&D) 분야에는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시험 이미지, 해석 자료를 통합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비교·분석하는 도구다.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업무를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면서 사례 탐색과 자료 분석에 걸리는 시간이 약 90% 줄었다.

제조 현장에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자동 판독해 시스템 정보와 실시간 대조하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를 국내외 약 70개 생산 거점에 적용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를 통해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화 학습 기반 AI'로 생산 라인 대차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는 기술도 도입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86% 가량 단축했다.

서비스 분야의 경우 차량 오류 코드와 증상, 정비 매뉴얼을 AI가 분석하는 '정비 지원 AI 서비스'로 정비 대응을 약 42% 앞당겼다.

고객 리뷰 대응에도 AI를 적용해 전체 리뷰의 85% 이상을 AI 기반으로 처리 중이다. 오는 9월부터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AI를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서비스 현장 등 물리적 세계에 접목하는 '피지컬 AI'로 확대할 방침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노수경, CG: 배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