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가까워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벽운계곡이 방문객 급증과 함께 무단 투기 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주말 기준 300명 수준이던 방문객이 올해 1천500명으로 5배가량 늘면서 쓰레기 발생과 관련 민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는 '지금까지 가본 계곡 중 벽운계곡에 쓰레기가 가장 많았다'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실제로 벽운계곡 입구에서는 각종 생활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찾은 백운계곡에서는 비닐봉지와 박스 주변에서 심한 악취가 풍겼고 파리와 하루살이가 연신 들끓었다. 봉투 안에는 맥주캔, 막걸릿병, 양념이 묻은 플라스틱 용기, 과일 포장재, 과자 봉지 등이 어지럽게 담겨 있었다.
인근 음식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쓰레기들은 누군가 수거를 위해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주말 동안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영업을 중단한 가게 앞 빈 공간에 방문객들이 지속해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위틈과 계곡물 속에서도 내용물이 남은 맥주캔과 술병부터 담배꽁초, 라이터, 바나나 껍질, 생수병, 일회용 수저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지역 주민들은 최근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문제가 한층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벽운계곡 방문객은 지난해 평일 150명, 주말 300명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주말 기준 1천500명으로 5배가량 급증했다. 지하철 수락산역에서 도보로 17분이면 계곡에 닿을 수 있어 서울 도심에서 접근하기 쉬운 데다 SNS 등을 통해 피서지로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계곡에 방치된 음식물과 생활 쓰레기가 수질과 토양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자체의 현장 관리와 피서객의 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석좌교수는 "계곡에 방치된 쓰레기는 시간이 지나 분해되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돼 환경을 오염시킨다. 특히 동식물성 음식물 쓰레기는 수질 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자체가 피서지 관리 구역을 명확히 설정하고 실질적인 단속 시설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