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새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8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사흘째 급등,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천397조5천억원)를 돌파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8.19% 오른 321.2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 중 한때는 328.71달러(10.71%↑)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2년 4월 25일(332.67달러) 이후 약 2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였다. 이날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311억달러(약 1천443조원)로, 시총이 1조달러를 넘어선 것도 약 2년 6개월 만이다.
불과 사흘 만에 기업가치가 2천억달러(약 279조6천억원)가량 불어나면서 미국 기업 중 테슬라의 시총 순위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테슬라 주가는 6일 14.75% 급등한 뒤 7일 2.9% 오르는 등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사흘 동안에만 약 28% 폭등했다. 연중 주가 수익률도 이날 기준 29%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할 정부효율위원회에서 머스크가 주축을 맡아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 실행에 적용된 여러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시장분석업체 CFRA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개릿 넬슨은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CEO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른 최대 승자"라며 "우리는 트럼프의 승리가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 규제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다만 이날 월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나오기도 했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세가 기업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 댄 레비는 "테슬라가 가상화폐와 함께 거래되는 '오리지널 밈 주식'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일 수 있다"며 "트럼프의 승리로 테슬라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밈 주식은 온라인 입소문에 급등락하는 종목을 말한다.
투자회사 라운드힐 파이낸셜의 데이비드 마자 CEO도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기대감 외에는 테슬라에 어떤 실질적인 혜택이 있을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짚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테슬라의 주가 수준이 예상 수익(forward earnings)의 약 104배라며 "미래 수익에 대한 불명확성에도 테슬라 신봉자들을 저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