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휴일? 중간고사인데"...학교 '난감'

입력 2024-09-04 15:16


올해 '국군의 날'(10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자 학교 현장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그날 현장학습을 계획했거나 중간고사를 치르려던 학교가 있어서다.

경기도 화성의 한 고등학교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다녀오는 1·2학년 현장학습이 예정돼 있었는데 임시공휴일로 지정됨에 따라 학내 의논을 거쳐 결국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작년부터 계획을 짜고 추진해 현재 숙소, 버스 등 계약이 모두 끝나 취소나 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규정상 공휴일에 학교 일정을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토요일 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체육대회, 수학여행 등의 학교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다만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며 휴업일에 학교 행사를 개최한 만큼 별도 휴업일을 정해야 한다.

이곳 외에도 일부 학교가 국군의 날 계획대로 현장학습을 가고 방학 기간을 하루 늘리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군의 날에 2학기 1차 지필평가(중간고사)를 치르려던 학교들도 있다. 경기도내 한 고등학교는 9월 30일, 10월 1일, 10월 2일, 10월 4일이 1차 지필평가 기간이었지만, 현재 일정 조정 여부를 고민 중이다.

이 학교 교감은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9월 말에서 10월 첫 주에 1차 지필평가를 보고 10월 중순에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수능 체제에 들어간다"며 "이런 일정들이 밀리면 곤란한 데다가 학사일정 조정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추석이 있어서 그 일정 잡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중간고사 일정이 바뀌어 피해가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성남의 한 학부모는 "중간고사랑 성적정정 기간, 10월 4일 재량휴교 등 학사일정을 다 알아보고 오랜만에 여행 계획을 세워놨는데 중간고사 일정이 뒤로 밀려서 계획이 뒤죽박죽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용인지역 학부모 인터넷카페에도 "너무 임박해서 결정했다", "중간고사 차질을 비롯해 학사일정이 흔들리니까 이런 건 미리미리 결정했으면 좋겠다" 등의 불평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은 "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국민 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소비 진작 효과로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