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메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배달의민족과 외식업계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외식업계는 배달 수수료 부담이 커져 메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반면, 배민은 식재료 비용 상승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익성 악화를 촉발했다고 맞섰다.
30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전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외식 물가 상승 원인을 두고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보고서)에 따르면 각종 비용 인상으로 메뉴 가격을 올린 식당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35%가 식재료 비용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고, 배달 수수료 부담 때문이라는 답변은 0.61%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치킨 2만원에 배달앱이 6천원을 받는다고 할 때 배달비(약 2천900원)와 결제수수료·부가세(약 1천100원)는 대부분 라이더 인건비, 결제 대행사, 정부로 이전되는 비용이며 이는 배달앱을 통하지 않아도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음식점이 배달 플랫폼을 활용하면 배달원을 직접 고용할 때보다 월평균 142만원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밖에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이 식당 업주 이익의 1.5배를 가져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배달 중개 이용료의 비중에 대해서는 "식당 매출의 2.73%"라고 설명했다.
외식업계에서는 배민이 이번 해명에 언급한 근거 자료가 과거 수치를 인용한 것이라면서 현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언급한 농식품부·aT의 보고서는 새 요금제 도입 전인 지난해에 조사한 결과이므로 지금과 인식이 다르다"며 "배민은 올해 정률제 요금제를 출시하고 무료배달 등을 반 강제해 우리나라 외식업계 전체가 초토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배민은 중개 이용료만 수취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클릭 광고 등 추가 광고 지출 비용으로도 자영업자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상공인과 정부, 국회, 소비자의 질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 '면피용 해명'을 내놓은 것은 앞으로도 전혀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실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재료비뿐 아니라 배달앱 수수료 부담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 산하 빽다방은 지난 23일 음료 가격을 올리면서 인상 원인으로 원룟값뿐 아니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을 꼽았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이달 28일부터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면서 "배달앱 수수료 가중에 따른 가맹점의 손익 구조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현실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배달앱에 한해 판매가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KFC, 파파이스 등도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 따라 배달 메뉴의 경우 매장보다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현재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수수료, 계약 체결 등을 두고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며 협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