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타야 하는데"…시간없는 엔비디아 직원

입력 2024-08-28 16:23
수정 2024-08-28 18:02


인공지능(AI) 분야 선두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직원들이 회사 주가 급등 덕분에 불과 몇 년 사이에 큰 부자가 됐지만 격무로 인해 돈을 쓸 시간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 전현직 직원 10명을 인터뷰하고 급여와 회사에 대한 만족도 등을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I 반도체 부문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한 엔비디아는 지난 2019년 초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약 38배 올랐다. 회사 매출이 급증하자 직원 급여도 껑충 높아졌고, 자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부자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주차장에는 포르쉐, 코르벳, 람보르기니 등 고급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이전에는 캠리 등 대중적인 차종들이 주로 서 있던 자리다.

하지만 이 고급 차 주인들은 정작 차를 탈 시간은 없다. 사무실에 틀어박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관리자 한명이 직속 직원 수십 명을 관리하는 구조로 회사를 만들었다. 이에 직원들 업무는 과중하고 업무능력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는 것이다.

회사는 직원이 일을 잘 못하면 다른 기업처럼 해고를 하지는 않지만 '고문하듯 일을 시켜 잘하게 만든다'고 직원들은 말한다.

기술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한 전직 직원은 일주일에 7일 근무가 일상이며 새벽 1~2시까지 일하는 것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엔지니어링팀 소속은 자신보다 더 오랜 시간 일했다고 덧붙였다.

회사 분위기는 '압력솥' 같았는데, 연봉 때문에 이직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던 다른 직원도 하루 7~10번의 회의에 참석했으며, 회의마다 30명 이상의 관련자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종종 싸우고 소리치는 일도 있었지만 돈을 많이 받기 위해 2년 동안 격무를 참아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급여체계는 4년 근무 기간을 채워야 최대한 연봉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금방 회사를 떠나는 이들에게는 자사주 배정이나 연봉 인센티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구조다.

2023년에는 이직률이 5.3%였지만 회사 가치 평가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한 후에는 이직률이 2.7%로 크게 떨어졌다. 반도체 업계 전체 이직률 17.7%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