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시하고 있었던 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국 FDA 승인이 발표됐죠.
허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승인 이후의 전망은 어떤지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김수진 기자, 지금 업계 분위기가 뜨겁다면서요. 어떤 의미가 있어서 그런겁니까?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입니다. 관련된 회사나 협회 오전 회의에서 렉라자 허가가 화두였을 정도라고 하네요.
이미 국내에선 폐암 환자에게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 허가가 화두인 이유는 글로벌 1위 의약품 시장을 뚫었다는 것 때문입니다.
국산 의약품이 FDA의 승인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FDA 자체가 미국의 규제기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항암제 부문에선 허가받은 신약이 없었는데, 렉라자가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첫 국산 항암제가 된 겁니다.
게다가 빅파마로부터 신약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매출액 10% 이상)도 수령하게 되고요.
국산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많은 CEO와 연구원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셈이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연매출 1조 규모의 블록버스터 제품이 나오고, 글로벌 상위 제약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겁니다.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라는 의미도 있다면서요?
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제노스코라는 바이오텍에서 2015년에 기술이전 받은(라이선스인) 물질이라 그렇습니다.
유한양행이 이걸 잘 키워서 2018년에 얀센과 1조 6천억원 규모로 기술이전을 한(라이선스아웃) 거고요.
제노스코는 오스코텍의 자회사라, 오스코텍은 렉라자의 매출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부터 판매 로열티를 확보하게 됩니다. 물론 시판승인에 따른 800억원 수준 기술료도 유한양행과 나눠 가지고요.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4분기부터 렉라자를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유한양행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로열티의 경우 오스코텍에 10%를 지급하는데, 해외 로열티는 6대 4, 그러니까 40%를 지급한다고 하네요.
오스코텍에서는 받은 금액의 절반 정도를 제노스코측에 따로 지불한다고 합니다.
오스코텍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군요. 렉라자 개발과 관련한 유한양행 내부 스토리 없나요 ?
업계에서는 알려진 이야기인데, 지난 2021년 렉라자가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고 상업화가 가능해지자
사내에서는 직원들에게 렉라자의 영문명이 새겨진 금반지를 지급한 적이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직원들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오갔고요.
그때부터 내부에서는 렉라자에 대한 기대가 컸던거죠.
이번 FDA 승인과 관련해서도 생존 기간(PFS)이 다른 약에 비해 매우 길게 나오는 임상 결과 등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유한양행 내부에서는 '문제없다'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승인 이후에 실제로 얼마나 쓰이냐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임상 결과가 좋았다면 매출에 따른 로열티 수령도 순조롭겠군요.
게다가 '넥스트 렉라자'로 기대되는 파이프라인(후보물질)도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신약 개발 회사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지난 2020년 7월 기술이전 받은 알레르기 치료제(GI-301)가 '넥스트 렉라자'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임상 단계에서 1조 4천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받은 물질이고, 만약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하게 된다면 지아이이노베이션과 5:5로 로열티를 나누게 됩니다.
유한양행은 해당 물질을 올해 안에 기술이전한다는 목표라, 또 다른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