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사업법 시행…정유업계, 30조 SAF 시장 노린다

입력 2024-08-07 10:45
수정 2024-08-07 11:08


오늘(7일)부터 새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하 석유사업법)이 시행된다. 폐식용유 등 석유 대체연료 활용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처럼 사업의 제도적 기반이 구축됨에 따라 지속가능 항공연료(SAF)를 비롯한 석유 대체연료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석유사업법은 정유사들이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석유 대체연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같은 석유제품을 만들어 왔는데, 개정법이 시행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폐식용유 등 다양한 친환경 원료로 석유 대체연료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그동안 순수 석유외 제품을 섞어서 판매할 수는 없었다.

석유사업법은 SAF를 비롯해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SAF는 바이오 기반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 항공유로, 일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80%가량 감축할 수 있다. SAF는 탄소 감축시대에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5년부터 바이오 항공유 2% 혼합 급유를 시작으로 2050년에는 혼합률 7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SAF 시장은 2021년 7억4,550만달러(약 1조3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215억달러(약 29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는 SAF 생산시설이 323개가 운영 중이지만, 한국에는 SAF 생산 공장이 하나도 없다.

이번에 석유사업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하반기 정유업계 상업화로 분주하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SAF 생산 목표로 울산에 설비 짓고 있으며 연내 생산테스트 진행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한 SAF는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에 수출했다. 일본이 SAF를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부터 대한항공과 SAF 실증운항을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또 포스코인터내셔널과는 인도네시아에 바이오원료 정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SAF의 높은 가격이 시장 활성화에 발목이 될 수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항공연료 공급은 전체 연료 수요의 0.5%에 불과하다. 2022년 기준 SAF의 가격은 t당 2,400달러 수준으로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t당 1,100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 유럽의 경우 이미 석유 대체연료 사업법이 시행됐다"며 "정부가 법 시행뿐 아니라 반도체처럼 과감한 인센티브를 함께 부여해 사업자들의 투자 유인을 더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