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가 이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된 사실이 알려진 후 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했다.
브렌트유 최근월물은 지난 3거래일 동안 4.5% 하락한 뒤 반등해 80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최근월물도 4거래일 만에 76달러 선까지 반등했다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8달러(1.42%) 하락한 배럴당 74.73달러에,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1.15달러(1.44%) 내린 배럴당 78.63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하마스는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에 레바논의 친이란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도 사망했다.
헤즈볼라가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의 축구장을 폭격, 어린이 12명이 사망하자 이스라엘이 보복 차원으로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진행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도 무산될 위기다.
블룸버그는 국제 석유 시장이 분쟁 확대 위험, 홍해를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한 추가 공격, 이란의 석유 생산과 수출에 미칠 영향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개돼온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새로운 양상을 보여도 원유가격은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필립노바 증권사의 프리얀카 사치데브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번 공격으로 "휴전의 희망이 사라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테헤란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분쟁 확대를 촉발할 수도 있고, 다른 국가들의 개입을 목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경기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원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 상황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브렌트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OPEC+)의 감산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로 가격이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1거래일을 남겨둔 이번 달 월간 기준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인 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한 업계 단체는 지난주 원유 재고가 45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이 같은 사실이 31일 공식 발표로 확인되면 2022년 1월 이후 가장 오랜 시간 감소세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