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줄게" 정부 지원금 지연에 스타트업 '혼란'

입력 2024-07-23 17:32
수정 2024-07-23 17:32

최근 정부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들이 '사업비 지급 지연' 이란 안내문을 받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스타트업 육성 지원금 예산이 감액된 상황에서, 이를 지급하기 위한 지연이라는 설명이지만 일부 기업들은 막막하다는 입장입니다.

김수진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국내 대표 기술 창업 육성 프로그램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팁스)'.

유망한 창업팀을 민간주도로 선발해, 투자·지원이 이뤄지는 구조라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동아줄'로도 불립니다.



이중 정부가 R&D자금으로 지원하는 금액은 최대 5억원.

그런데 올해 1월 초, 정부는 설명회를 통해 팁스 대상 기업들에게 지원 감액을 예고했습니다(2022~2023년 선정, 2024년까지 R&D 진행 기업 대상).

국회 예산 조정 결과, 팁스에 해당하는 '창업성장기술개발'의 예산 반영 비율이 80% 수준이라는 겁니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1월 말 다시 '올해 예산으로 감액없이 지원한다'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스타트업들은 '한 숨 돌렸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7월 중순 '지급 지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예산에 따라, 지난해 팁스 선정 기업이 올해 받는 정부 지원금의 약 20%는 내년에 지급될 예정이라는 내용(2023년 선정, 2025년까지 R&D 진행 기업 대상).

중기부는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예산 부족 상황 때문에 720개사 중 599개 회사의 지원이 늦어지게 됐다"며 "구정 전에 최대한 빨리 지급할 예정이며, 기존에 받은 지원금의 경우 급하게 인건비로 쓰는 등 비목 변경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취재에 따르면, 올해 지원금 전액을 내년에 받아야 하는 기업도 있는 상황.

[스타트업 대표 A씨 : 현금보유량이 없으니까, 미리 다른데서 현금을 땡겨와야겠다 이 생각부터 들긴 하거든요]

[스타트업 대표 B씨 :(우리나라는) 초기 스타트업이나 R&D에 대한 금융기관의 융자나 투자가 원활치 않아서 정부가 그동안 그 역할을 했었거든요. TIPS가 대표적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예산이 줄다 보니까, R&D 투자도 안하고 채용도 안하고…문닫는 스타트업도 (있을겁니다).]

업계에서는 팁스와 관련해 재원 마련 외에도, 기업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편집:권슬기, CG:손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