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코파 아메리카 경기 후 우루과이 선수들이 콜롬비아 팬과 난투극을 벌인 데 대해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이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우루과이 대표팀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루과이 선수들과 콜롬비아 팬 간 난투극으로 인한 징계 가능성을 취재진이 묻자 "징계를 두려워하는지가 아니라 사과받았는지를 물어봐야 했다"며 분개했다.
1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에서 콜롬비아가 우루과이를 1-0으로 이긴 직후 우루과이 선수와 콜롬비아 팬들이 관중석에서 '주먹 다툼'을 벌였다.
경기 내내 양 팀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을 벌여 각 팀에서 퇴장자가 발생했고 파울은 총 24개가 나왔다.
우루과이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는 경기가 끝나자 관중석으로 올라가 콜롬비아 팬들과 주먹을 주고 받았다.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관중석으로 던진 물병에 자기 팀 스태프가 맞아 이마에 출혈이 나기도 했다.
난투극에는 12명이 넘는 우루과이 선수가 참전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진상 조사에 착수한 와중에 징계위원회 결과에 따라 14일로 예정된 캐나다와의 3위 결정전에는 누녜스 등 난투극에 동참한 일부 우루과이 선수가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나온다.
이에 비엘사 감독은 "당신의 어머니, 여동생, 아기를 (위협적인 상황에서) 보호하지 않겠느냐"며 반문하고 "선수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모두가 비난받았을 것"이라며 콜롬비아 팬들의 위협에 따른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징계 역시 우루과이 선수가 아닌 콜롬비아 팬이 받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비엘사 감독은 "제재는 선수가 아닌, 그들을 난투 현장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도록 만든 사람들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회가 열린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는 안보의 나라에 있다"며 선수 보호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장에 운집한 관중 7만여명 중 콜롬비아 팬이 90％가 넘었던 것으로 파악되는 데, 콜롬비아 팬들은 우루과이 선수단의 가족이 있던 자리에도 다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