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중국 당국이 자국 여행객의 홍콩·마카오 쇼핑 면세 한도를 최대 3배로 올렸다.
28일 중국 당국이 홍콩과 마카오를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18세 이상 본토 여행객에 대한 면세 한도를 1회 여행당 기존 5천위안(약 95만원)에서 1만2천위안(약 227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고 28일 홍콩 공영방송 RTHK 등이 보도했다.
또 본토 여행객이 접경 지역 면세점에서 쇼핑할 경우 면세 한도를 1만5천위안(약 283만원)까지 늘린다고 덧붙였다.
면세 한도 상향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1996년 도입된 기준에 따라 지금까지는 중국 여행객이 홍콩·마카오에서 쇼핑하고 돌아갈 때 면세 한도인 5천위안을 초과하는 액수에 대해 13∼50%의 세금이 부과됐다.
홍콩 정부는 이번 조치로 중국 관광객의 홍콩 내 지출이 연간 최소 88억홍콩달러(약 1조5천500억원), 최대 176억홍콩달러(약 3조1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홍콩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중국 관광객들도 더 이상 홍콩에서 소비를 늘리지 않자 면세 한도 상향 조치가 등장했다.
과거 홍콩 관광업계의 '큰손'이었던 중국 여행객들은 이제 홍콩에서 가성비 좋은 당일치기 여행을 주로 한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경제 둔화와 홍콩의 고물가, 위안화 약세 등의 요인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하이난섬을 '면세 천국'으로 육성하면서 중국인들이 홍콩을 찾을 이유가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