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사망한 가운데 유족들은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해 현장에서 망연자실 했다.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앞. 검은 옷을 입은 여성 4명이 소방당국의 출입 통제선 앞에 앉아 통곡했다. 이들은 "어떻게 꺼내. 저 안에 있는데 어떻게 들어가 꺼내와"라며 애를 끓였다.
이들은 여기서 근무하는 49세 여성 조카가 전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어떻게 해, 어떻게 해야 해"라고 외치며 오열했다. 이들 중 한 여성은 "아침에 조카가 출근하고 연락이 되지 않는데 이곳에서 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찾아왔다"며 "경찰이나 소방 등에서 연락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딸이 전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현장을 찾았지만 아직 시신 다수가 신원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후 현장에 온 60대 중국 국적 남성은 "39살 딸이 작년부터 이곳에서 일했는데 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딸이 올가을에 결혼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습한 시신들의 DNA를 채취해 사망자 유가족 DNA와 비교하며 신원 확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리셀 공장은 화재 이틀 차인 이날 오전에야 불이 모두 꺼졌다. 공장의 뼈대는 참혹함 그 자체였다.
샌드위치 패널로 보이는 지붕은 2층 바닥까지 내려앉아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건물 벽면을 지탱하던 철제 빔도 아치로 휘어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건물 내부는 지붕을 지탱하던 기둥이 무너져 곳곳에 철제 빔과 잔해가 쏟아져 내려앉아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추가로 발견된 사망자 시신도 잔해 틈에서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