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투자해도 보수는 1만 원"…불붙은 ETF 가격전쟁

입력 2024-05-03 17:35
수정 2024-05-03 17:35
ETF 1년 투자 시 보수 1만 원에 불과
운용업계, 장기 투자 지향 상품 위주 보수 인하
과점 구조로 변화 우려도 나와

ETF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자산운용사간 경쟁이 보수인하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수형 ETF 보수는 내리고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특화 ETF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관심이 높아진 투자자들은 미소를 짓고 있다고 합니다.

김동하 기자입니다.


1억을 투자해도 1년 동안 1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자사 ETF 4종의 총 보수를 연 0.05%에서 국내 최저 수준인 0.0099%로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대부분 개인들의 연금계좌에서 사랑받는 장기 투자 지향 상품으로 보수가 낮은 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특화된 운용 전략을 발휘하는 운용사들만이 살아남는 계기가 돼 자산운용업계 재편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설명합니다.

[운용업계 관계자: 투 트랙인거죠. 대표 지수는 보수를 낮추는 게 맞는 것이고, 고보수가 정당화되는 상품들, 특이한 상품들은 (운용사들이) 많이 개발을 해서 투자자들한테는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대형 운용사들에서 보수를 공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면 중소형 운용사들은 설 자리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1년 새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보수 변경 내역을 확인한 결과 대형사들로 갈수록 공격적인 보수 인하에 나서는 모양입니다.



통상 업계에선 ETF만으로 수익이 나려면 총 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겨야 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10조 원 넘긴 곳은 단 3곳. 심지어 일부 대형사도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면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2, 3곳을 제외하면 기존 운용사들도 앞으로 벌고 뒤로 까먹는 구조인 만큼 대형 운용사 위주의 과점 구도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3사 과점 구도로 매년 가격 논란이 끊이지 않는 통신업계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추후에 운용사들이 보수를 올린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김동하입니다.



영상편집: 이가인, CG: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