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대 무역국 중국이, 이제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됐습니다.
무려 31년 만에 첫 적자를 냈는데, 문제는 이제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 대박'이, 구조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보다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한국은행 윤용준 국제무역팀장 나오셨습니다.
지난해 매달 무역 통계가 나올 때마다 예견된 사실이긴 합니다만, 무역적자가 이정도로 클 줄은 몰랐습니다. 팀장님, 딱 잡히는 원인이 있습니까?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 수출국가입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감소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2018년 26.8%로 정점을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감소하면서 지난해에는 19.7%로 줄어들었습니다.
무역수지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더 심각해집니다. 대중무역수지는 지난해 18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큰 붐이 일었던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악화되면서 우리 대중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크게 감소한 데 주된 원인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내수가 부진하고, 우리 대중수입도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수산화리튬, 코발트, 니켈 등)를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큰 폭의 적자를 보였습니다.
가장 높은 수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데, 앞으로 대중 무역 전망은 어떤가요?
그래도 중국은 여전히 우리가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 아닙니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데, 그런데, 이제 아예 구조적으로, 중국을 상대로 흑자를 내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석들이 나옵니다. 왜 그런 겁니까?
결국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 기업들은 이미 발빠르게 태세 전환에 나서고 있기는 한데, 새로운 신흥 시장은 어떤 곳을 주목해야 하겠습니까?
최근 미·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나타나면서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아세안5와 인도 등이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중국보다 생산비용도 낮고, 또 젊은 층 인구도 많아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소비시장으로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의 대아세안 직접투자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꾸준히 해외직접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의 대아세안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아세안5 지역에 대한 수출비중이 중국,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높았습니다.
다만, 아세안과 인도가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중국은 여전히 제조업 슈퍼강국이고, 그간 중국이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큰 역할을 해온 점이 하루아침에 크게 변화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세안과 인도를 China+1의 전략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의 대안적 시장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세안과 인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수출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수출구조를 보면 대중 수출구조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중간재 비중이 80% 수준이고 소비재 비중은 아주 작습니다. 그리고 아세안 국가들은 우리 중간재를 수입해서 가공후에 미국으로는 주로 소비재를, 중국으로는 다시 중간재로 보내는 비중이 높습니다.
따라서 올해에도 미국의 양호한 경기흐름 등에 힘입어 대아세안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대중 수출에서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중국시장을 생산기지로 삼아 중간재 수출을 중심으로 중국을 잘 활용해 왔지만, 중국 내수시장의 안착에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세안5 지역에 대한 수출 전략을 세울 때에 고급기술의 중간재를 더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세안 지역의 많은 인구와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규모에 기반을 둔 소비시장을 처음부터 공략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윤용준 한국은행 국제무역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