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업용부동산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형은행들도 피해를 면치 못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충격파는 미국 뿐 아니라 중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 대형은행들이 계속된 고금리 상황 속에서 파생된 상업용부동산 대출 부실의 충격파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미국 6대 은행의 부동산 대출 중 원리금 상환이 30일 이상 연체된 부실 대출액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93억 달러(12조 4천억 원)로 집계됐습니다.
사무실, 쇼핑센터 등에 대한 수요 감소로 공실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고금리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연체하는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이 여파로 이들 은행의 상업용부동산 대출 1달러 당 평균 대손충당금은 기존 1.6달러에서 90센트로 줄었습니다.
1달러를 밑돈다는 것은 충당금으로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은행은 대출 연체로 발생한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또는 지급준비금 규모를 높여야 하는데, 이럴 경우 수익이 줄게 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지난 4분기 뉴욕커뮤니티뱅크는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면서 2억5,200만 달러(3,335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이 발생했고, 이 소식에 주가가 50% 넘게 급락했습니다.
상업용부동산 부실 충격은 미국 은행들의 문제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스위스 줄리어스베어 그룹과 독일 도이체방크은 미국 상업용부동산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각각 7억 달러(9,300억원)와 1억2,300만 달러(1,640억 원) 쌓았습니다.
국내 5대 금융그룹도 미국 등 해외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가 1조 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달 상하이에서 거래된 신규 상업용부동산 건수가 전년대비 55% 급감한 3,786가구에 그치는 등 침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업용부동산 부실 문제가 상당 기간 은행들의 실적 악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릭 에델먼 / 에델먼 파이낸셜 대표 : 향후 3년 안에 미국에서 2조2천억 달러 규모의 상업용부동산 대출이 만기되는데, 채무자 중 상당수는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건물이 압류되고 있습니다. 채무자들은 대출해준 은행에 건물을 넘기고, 은행은 처음 빌려준 금액보다 가치가 떨어진 건물을 받게 되는거죠.]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영, CG : 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