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가 지난달 중순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 후 최근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연쇄 공격해 바닷길이 막히겠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동안 하향 흐름을 보이던 국제유가는 운송 차질 우려로 지난주부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2.47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4달러(1.46%) 상승했다. WTI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배럴당 68달러로 떨어진 후 지난주부터는 오름세를 보인다.
글로벌 에너지 대기업 BP가 성명을 통해 "홍해 항로의 안보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홍해를 통과하는 모든 운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원유 운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은 이미 홍해 항로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 MSC가 지난 16일 수에즈 운하 통과 중단을 발표했고,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Maersk)가 지난 15일 일시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 한국 HMM 등 주요 해운사가들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로 꼽힌다. 세계 해운 중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로이터가 집계한 데 따르면 19일 현재 홍해 통과를 중단했거나, 중단을 검토 중인 업체는 12곳에 달한다. 여기에는 BP를 포함해 벨기에 유조선 유로나브, 노르웨이 유조선 프런트라인 등이 포함된다.
친이란 무장단체로 하마스를 지원해온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후 홍해를 지나는 선박 최소 10척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이로 인해 해상운송 비용이 상승 중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시작 후 아시아와 미 동부 해안을 잇는 해상운임은 컨테이너당 2천497달러로 전쟁 전 대비 5% 올랐다.
주요 해운선사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길을 택해 운임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우회 경로 이용 시 운송 기간이 최대 14일 추가되며 연료비용도 상승한다고 CNBC는 전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도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대니얼 하리드 수석 분석가는 "이런 사태가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 (운임 상승으로) 컨테이너선 선사와 벌크선사의 신용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동시에 공급망의 추가적인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9일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0.27% 오른 배럴당 78.16달러를 나타냈고, WTI 선물 가격도 72.50달러를 맴돌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