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저격수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교회에 있던 비무장 모녀를 사살했다고 로마 가톨릭교회 예루살렘 총대주교청이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벗어난 인질들을 오인 사격해 숨지게 만드는 등 이스라엘군 군사작전에 대한 비판이 커져가고 있다.
예루살렘 로마 가톨릭 라틴 총대주교청은 성명을 통해 "이날 정오 무렵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기독교 가정이 피신해 있는 가자지구 교회 안에서 이스라엘 저격수가 기독교인 여성 2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에 맞은 두 사람은 노인 여성과 그의 딸이라고 AFP는 전했다. 정확한 나이대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주교청은 "나히다와 그의 딸 사마르는 수녀원으로 걸어가던 중 총에 맞아 숨졌다"면서 "한 명은 다른 한 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려던 중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이날 교회에서는 총 7명이 총격을 받아 다쳤다고 총대주교청은 전했다. 또 총격 당시 사전 경고가 없었다며 "그들은 교전자가 없는 본당 경내에서 냉혹하게 총살당했다"고 비난했다.
성명에 따르면 인근 수녀원에도 이스라엘 탱크가 발사한 발사체 3발이 떨어져 3명이 다치고 연료 공급 장치가 망가졌다. 당시 장애인 54명이 거주하는 건물도 파괴됐다. 총대주교청은 "장애인 54명이 피난을 떠났고 일부는 생존에 필요한 산소호흡기도 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기독교 미사 장소를 보호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그곳(교회)은 하마스 테러리스트가 숨어 있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당에서 비무장 모녀가 저격수에게 살해됐다는 주장의 사실관계와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