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고공행진'...긴축 장기화 우려 확산

입력 2023-10-04 17:33
수정 2023-10-04 17:33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행진하자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에 뉴욕증시는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는 국채금리가 계속 급등할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에 10년물 국채금리가 5% 턱밑까지 치솟으며 16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민간기업 구인건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961만 건으로 집계되며 고용시장 열기를 입증한 점이 국채금리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한 달짜리 임시예산안이 극적으로 통과되며 미 정부 셧다운 우려가 일부 해소된 점이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투 샤르마 / 알파스퓨처 대표 : (국채금리 상승은) 정부 셧다운이 발생하지 않은 점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셧다운 우려 해소로)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긴축 정책의 장기화를 시사한 점도 국채금리 상승을 부채질 했습니다.

대표 매파 인사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에 이어 비둘기파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도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채금리 급등으로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지난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우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대표 안전자산인 국채의 수익률이 이처럼 치솟자 위험자산인 주식의 투자 매력은 급격히 식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10년물 국채금리가 단기간 5%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고, 시장조사업체 CFRA리서치는 이에 따라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국채금리의 과도한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금융 혼란을 막기 위해 연준이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김준호, CG :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