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레즈비언 부부인 김규진(32)·김세연(35)씨가 딸을 출산했다.
3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0일 새벽 규진씨와 세연씨의 딸 '라니'(태명)가 태어났다.
2019년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두 사람은 한국에서도 혼인신고를 하려 했으나 구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규진씨는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았다.
'라니'는 세연씨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태어났다. 해당 병원의 사내 소식 알림 게시판에는 부부의 출산을 축하하는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세연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규진이의 건강에 이상 없이 아기가 잘 태어나서 너무 기쁘다"며 "지금 일하는 병원에서도 모든 사람이 우리 부부를 서로의 배우자이자 보호자로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동성 부부도 출산하게 된다면 우리와 같이 따뜻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규진씨는 "한국 사회가 생각보다 더 따뜻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로 오픈돼 가고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며 "(라니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이해해주는 친구들과 즐겁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