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이 한국에 1억 달러(약 1천 300억 원)를 투자해 연구개발(R&D) 및 생산 시설을 확장한다.
ASM은 23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사업 전략과 계획 등을 발표했다.
ASM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원자층증착(ALD), 플라즈마 강화 원자층증착(PEALD), 에피택시(Epitaxy) 관련 기술과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싱글 웨이퍼 ALD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꼽힌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SM은 1989년 국내에 진출해 2019년에는 경기도 화성 동탄에 화성캠퍼스(제조연구혁신센터)를 설립해 플라스마 원자층증착(PEALD) 관련 기술과 장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ASM은 이번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화성캠퍼스 안에 제2제조연구혁신센터를 새로 짓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체결한 1억 달러 투자 업무협약(MOU)에 따른 것으로, 완공되면 3만 1천㎡ 규모의 공간이 추가로 조성된다. 기존 캠퍼스 대비 R&D 면적은 2배, 생산 면적은 3배로 늘어난다. 2차 센터는 PEALD 제품 특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ASM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PEALD를 생산하고 있다.
김용길 ASM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로 한국 내 R&D 및 제조 시설이 크게 확대돼 첨단 반도체 수요를 맞추고, 앞으로 3∼5년간 200명 정도를 추가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벤자민 로 ASM CEO는 "PEALD는 D램, 3D 낸드 등 메모리를 비롯해 첨단 반도체에 모두 사용된다"며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PEALD 시설을 증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ASM에 있어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반도체 리더인 한국 기업들이 메모리와 로직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어 긴밀한 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제재로 중국 시장에서의 제약이 생기면서 대안으로 한국에서의 투자를 확대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시장으로의 반도체 장비 규제가 있긴 하나 이는 한국 내 투자 결정과는 무관하다"며 "한국이 유일하게 PEALD를 생산하는 곳이고 그 수요와 성장이 늘고 있기 때문에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SM 화성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기공식은 오는 2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