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롯데마트 전체 PB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5% 넘게 매출이 뛰었는데, 올해도 비슷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의 1분기 전체 매출이 -1%대(잠정치)로 역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1분기 전체 매출이 -2.6%(잠정치)로 부진한 이마트의 PB '노브랜드'는 작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홈플러스 PB '홈플러스 시그니처' 역시 온라인 기준으로 1분기 매출이 36%나 급증했다.
기성 제품보다 가격이 30%가량 저렴하면서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품질까지 갖춰 저변이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고물가 현상이 심화하면서 PB가 내세운 '가성비'의 매력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여기에는 PB의 차별화·고급화 전략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롯데마트는 작년 하반기부터 PB를 가정 간편식 제품군인 '요리하다'와 가공식품·일상용품으로 구성된 '오늘좋은' 2가지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 제품별로 제각각이던 브랜드 명칭을 통합·재편한 것이다. 두 브랜드 모두 식품 연구와 품질 관리를 총괄하는 롯데중앙연구소와의 오랜 협업 끝에 탄생했다.
실제 요리하다의 가정 간편식 제품은 수요를 이끄는 30대 워킹맘 사이에서 맛과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탔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올해 4월까지의 매출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4월까지의 기존 간편식 제품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했다.
출시 한 달째인 오늘좋은 상품군 역시 흑미밥, 단백질바, 복숭아 아이스티 제로 등이 해당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상품군 재편 등과 같은 큰 변화보다 기존에 출시한 상품의 가격 거품을 빼고 품질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았고, 꾸준한 매출 신장세가 이어지며 '효자'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홈플러스도 PB 초창기인 2019년 11월 고급화·차별화를 목표로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론칭한 이후 꾸준히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3천여종의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 가운데 물티슈 같은 생활용품은 수천만개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현재 대형마트별 PB 매출 비중은 15∼20% 수준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현재의 매출 증가 속도에 비춰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목표 비중을 30% 안팎까지 올려잡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