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강도 이례적인 수준 아냐"...매파 발언 쏟아내는 연준위원

입력 2023-04-18 09:00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감지되고 있음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로 완화되고 있다는 추가적인 신호가 필요하다"면서 "미국 경제가 현재 수준의 금리에서도 잘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비즈니스 경제 협회 토론회에 참석해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5%에 달하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경제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 "연준의 긴축 정도가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시작된 지역은행 위기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 방식에 꽤나 안심이 되지만 아직까지는 승리를 선언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한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변화가 생기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 6%를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또한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안감이 다소 완화되는 듯 했으나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들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주말 사이 매파적인 발언을 강화하며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 여건이 크게 긴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용 시장이 여전히 강하고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치를 훌쩍 웃돌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더욱 강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전했다. 월러 연준 이사의 해당 발언은 달러화 강세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한편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고용시장과 관련해서는 타이트한 정도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고용 시장이 굉장히 뜨거운 상태에서 조금 뜨거운 상태로 바뀌고 있다"면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고용시장에도 천천히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미국의 달러화에 대해서는 "그동안 미국이 일부 기업에 대한 제재를 통해 달러를 '무기화' 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달러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다른 기축 통화를 갖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