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리스크 남아있다…이차전지·전기차 소재도 '특별관리'

입력 2023-04-05 19:08
수정 2023-04-05 19:08

얼마 전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잠정 세부 지침에 우리 측 의견이 반영되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중국산 광물 사용 금지와 같은 독소조항이 남아있어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업계와 함께 대미 협상을 이어가는 한편, 공급망 리스크가 큰 이차전지, 전기차, 반도체 등의 핵심소재도 경제안보 핵심품목에 포함시켜 집중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지난달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의 수입은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었습니다.

황산코발트, 탄산망간 등 배터리 핵심 소재 8개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절대적으로 기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주요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리스크로 우리나라의 공급망 불확실성은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과 관련한 세부 지침에 우리 정부와 업계의 의견은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2025년 중국산 광물을 쓰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독소조항이 남아있고,

EU가 꺼내든 보호주의 규제에 따라 유럽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우리 기업들은 니켈·리튬·희토류와 같은 필수 원자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판입니다.

당장 '공급망 다각화'라는 급한 숙제를 안게 된 정부는 지난 2021년 지정된 경제안보 핵심품목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공급망 리스크가 새롭게 부각된 품목, 신성장·핵심산업 필수 품목, 국민생활 직결 품목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핵심품목을 추가하고…]

정부는 200개 핵심품목에 바이오·전기차 등 신산업과 반도체·방위산업 등 핵심산업에 필수적인 소재와 부품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미세조정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안보상 구체적인 품목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이차전지 소재 등 공급망 리스크와 수입 규모가 크고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품목들이 우선 재정비 대상입니다.

여기에 수입 규모는 작아도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처럼 밸류 체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품목도 포함시켜 수급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위기에 실질적으로 기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제안보 품목 지원과 함께, 각국의 자원무기화에 대비해 협상력을 키우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연원호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 IRA 핵심광물과 부품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공급망 전략이 바뀔 수 있잖아요. 테크니컬한 부분은 준비돼 있기 때문에 정책협상 쪽으로도 주인점을 두고 대응을 해야….]

추경호 부총리도 최근 경제안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미국과 EU의 새로운 산업정책들이 구체화되고 있다며, 모든 부처의 역량을 모으는 '범부처 총력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