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8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확보가 두 회사에 긍정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에스엠 현 경영진측 주주들과 이수만 최대주주 등의 지분 경쟁 가능성도 제기했다.
앞서 카카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에스엠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고 밝혔다. 에스엠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 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에스엠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씨의 지분율은 희석돼 18.46%에서 16.78%로 낮아지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씨는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인수는 시장이 예상했던 최대주주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권 인수 방식이 아니다"라며 "현재 에스엠 최대주주 이수만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잃은 상태인 만큼, 향후 카카오가 이수만 지분을 추가 인수하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에스엠 지분을 모아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 상존한다"고 짚었다.
안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에스엠과 카카오의 전방위적 파트너십이 체결될 경우, 카카오가 보유한 콘텐츠 관련 밸류 체인(가치 사슬) 및 메타버스 역량 전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에스엠의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지적재산(IP)을 함께 활용한다면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콘텐츠 영역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많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영향력은 확대될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에스엠 경영진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모두에 일석이조의 긍정적 이슈"라며 "이미 강력한 쇄신 비전을 보여준 에스엠 경영진은 매우 빠르게 사업적 시너지와 경영권 방어를 동시에 해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수만 대주주의 가처분 신청으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으나 방어가 쉽지 않다"면서 "(이수만 대주주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CJ ENM이나 현 경영진의 사업적 파트너가 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의 지분 매각 가능성도 작아져 잠재적 매수자의 후보군마저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회사의 성과를 주주, 임직원들과 나누지 않았고 충분히 고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수많은 골든 타임을 놓쳐 왔던 것이 이수만 대주주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에스엠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높아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지만, 가처분 결정과 주주총회 뒤에 목표가와 향후 전망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에스엠의 지분 4.2%를 확보한 컴투스 등 범 이수만 대주주 측 지분(약 20%)과 얼라인파트너스와 우호 주주, 카카오 등 에스엠 경영진 측 사이에서 벌어지는 지분 확보 경쟁으로 단기적으로 에스엠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처분 사건과 본안 소송에서 이수만 측이 승소할 가능성도 작지 않은만큼 두 진영 모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율을 갖지 못한 상태"라며 "지분 확보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지분 경쟁으로 인한 주가 급등이 나올 수 있으며, 인용되지 않을 경우 카카오 혹은 제3자 매각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