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로 고액 자산가와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만 굴리던 액티브 펀드매니저 대표 주자들이 잇따라 공모펀드 시장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인기있는 지수를 따라 공장식으로 찍어내던 ETF와 달리 오로지 수익률로 펀드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겠다는 구상입니다.
김종학 기자가 첫 공모펀드를 내놓은 두 펀드매니저를 만났습니다.
<기자>
국민연금, 국부펀드, 거액 자산가들의 자금을 관리하던 VIP자산운용과 더제이자산운용이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첫 공모펀드를 선보였습니다.
기존 사모펀드를 활용한 손익차등형 구조의 VIP 더 퍼스트(VIP The First 펀드)펀드는 오는 13일부터 1등 기업 투자를 핵심으로 한 더제이더행복펀드는 지난달 말부터 모집에 나섰습니다.
두 운용사는 대표 펀드 수익률이 각각 142%('VIP Buy Cheap Korea), 93%(더제이 포커스1호)로 시장 평균 대비 5배 이상의 성과를 냈는데,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이러한 성과를 나눌 상품을 내놓겠다는 겁니다.
[최준철 / VIP자산운용 공동대표]
"사모·일임 투자로 20년간 충분히 검증을 받았고, 장기적으로 믿고 맡길만한 그런 펀드 하나쯤은 퇴직연금 시장에 있으면 고객들도 좋고, 저희도 장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조금 멀리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습니다"
수년째 이어진 투자자 이탈로 순자산 75조 원까지 줄어든 공모펀드 시장에 활로를 뚫기 위한 파격적인 전략도 꺼내들었습니다.
300억 한정 펀드(VIP The First 펀드)를 모집해 운용 수익의 15%는 투자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만에 하나 손실을 입어도 10% 한도까지 운용사 자기자본으로 감당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최준철 / VIP자산운용 공동대표]
"진정성을 담아서 준비했다고 생각하는 펀드를 내놔야 저희 메시지에 관심 가져주실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나온 게 손익 차등형이라는 방식. 그러니까 -10%까지는 고객 수익률이 0이 되는 거죠. 그렇게 구성한 펀드를 내서 공모펀드에 다시 관심을 가져주십사.."
VIP자산운용은 첫 공모펀드를 바탕으로 3천억원 규모의 두 번째 펀드 설정까지 이어갈 예정입니다.
한 발 앞서 공모펀드(더제이더행복펀드)를 설정한 더제이자산운용은 대표 사모펀드와 동일한 1등 기업 투자 전략의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최광욱 / 더제이자산운용 대표이사 겸 CIO]
"저희는 사모를 공모로 그대로 옮기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주목받았던 정통 액티브 주식형펀드예요.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시장 변동이 있을 때마다 결코 변동에 자유롭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 장기적으로 보게 되면 시장 평균인 코스피를 지속적으로 상회해 왔거든요"
시장지배력을 구축한 성장주와 저평가된 가치주를 선별해 사모펀드와 유사한 장기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도 공개했습니다.
[최광욱 / 더제이자산운용 대표이사 겸 CIO]
"산업이 호황, 불황 반복하는데 최악의 불황에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냐라고 물어보는 거죠. 그래서 변화하는 미래 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의 주주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퇴직연금 수요를 흡수해 현재 3조원대 수탁고를 키워나가겠다는 것이 두 운용사의 구상입니다.
공모펀드 시장에 도전장을 낸 두 펀드매니저들은 기존 투자 전략을 입증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려야 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