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사태 이후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비트코인 연말 산타 랠리가 미국 증시 향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며칠 안 남은 시점에서 미국 증시에 산타 랠리가 나타날 경우 비트코인 역시 동반 상승해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동안 1만 6천 달러에서 1만 7천 달러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FTX 사태 이후 1만 5천 달러 선까지 밀려난 뒤 지난 14일(현지시간)에는 일시적으로 1만 8천 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이번 주에는 다시 1만 6천 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여전히 저조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배런스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도 마지막 희망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연말까지 3거래일을 남겨두고 있는 미국 증시에 산타 랠리가 나타날 경우 비트코인도 동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미니 산타 랠리가 통상적으로 한 해의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의 첫 2거래일에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12월 23일(현지시간)부터 1월 4일 사이가 올해 비트코인의 마지막 반등 기회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1950년 이후 S&P500 지수는 해당 기간 평균적으로 80% 이상의 확률로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 리스크까지 증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가 연말까지 상승 랠리에 실패할 경우 비트코인도 박스권에 갇힌 채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
한편 월가에서는 강세론자와 약세론자들의 비트코인 전망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자이자 대표적인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팀 드레이퍼(Tim Draper)는 비트코인이 내년 6월까지 25만 달러를 돌파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암호화폐 대출업체 넥소(Nexo)의 창업자 안토니 트렌체프(Antoni Trenchev)는 비트코인이 내년 4월까지 10만 달러를 찍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JP모간은 비트코인의 목표가를 1만 3천 달러로 제시하며 약세론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비교적 정확히 맞춘 월가의 베테랑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Mark Mobius)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 창업자는 비트코인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겠지만 결국 1만 달러까지 급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10시 55분(한국시간) 코인데스크 기준 전일 대비 1% 하락한 16,689.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배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