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세 둔화와 고물가가 맞물리는 '슬로우플레이션(Slowflation)'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슬로우플레이션 진행 중인 국내 경제' 보고서에서 "근원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4%를 웃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추세적 하락 기대에도 불구하고 향후 물가상승률 자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물가 상승의 지속성을 점검하기 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를 측정했다. 이 모형은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물가 상승률의 지속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측정 결과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수는 0.81포인트(p)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0.1p 내린 0.71p로 집계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최근까지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근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0.77p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2년 이후 최고치다. 기간 평균치(0.56p)도 크게 웃돌았다.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락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나, 근원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돼 높은 수준의 물가 자체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국내 경제의 슬로우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수출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고, 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불필요한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수급 불안 품목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불합리한 관행을 단속해야 한다"고 정책당국에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