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연임 '적신호'...중징계에 지배구조·관치 '후폭풍'

입력 2022-11-09 19:09
수정 2022-11-09 19:09
손태승 '중징계'…연임 좌초 위기
<앵커>

금융위원회가 '라임 사태' 책임을 두고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로 본인의 연임은 물론 그룹 전체의 후폭풍이 예상되는데, 금융권 전반이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위원회는 제20차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 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문책 경고'를 최종 의결했습니다.

지난해(2021년) 4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내린 '문책 경고' 결정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킨 겁니다.

손 회장 측이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힘쓴 것으로 알려졌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수익률 관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펀드 내 주가가 폭락,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으로 피해액만 1조 6천억 원에 달합니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이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판단했고,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우리금융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다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관련 내용을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주의'에서 '해임 권고'까지 총 5단계로 나뉘는데, '문책 경고'부터는 중징계에 해당합니다.

이럴 경우 최소 3년간 금융사 취업을 할 수 없어, 내년 3월 말 임기 종료 후 연임을 노리던 손 회장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이번 결정으로 후임 회장은 물론 임원 인사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손 회장이 DLF 사태처럼 행정소송으로 맞설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금융당국과 또다시 각을 세우는 점은 부담입니다.

금융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국금융노조는 "BNK, 수협, 기업은행에 이어 우리금융과 여타 금융 지주에도 모피아 '낙하산 설'이 확산 중"이라고 지적합니다.

[박필준 /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 위원장 : 법학전문가들이 봐도 이건 징계를 줄 수 없는 것들인데, 굳이 무리하게 CEO를 제재해서 뭘 얻으려고 하는 건지. 본인들(금융당국)이 관리 감독을 잘 했어야 하는데…]

손 회장의 후속 대응과 다가올 회장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들의 면면에 따라 금융권 전반에 관치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