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이 내년부터 건강보험 수지가 적자로 전환해 2028년엔 적립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건강보험 수지가 1조4천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2024년 2조6천억원, 2025년 2조9천억원, 2026년 5조원, 2027년 6조8천억원, 2028년 8조9천억원으로 점차 커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내부에선 이 같은 수지 악화의 원인으로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꼽고 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매년 3조~4조원대 흑자를 내던 건강보험 수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시작된 2017년부터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병원 방문이 줄면서 잠시 건강보험 수지가 흑자로 돌아섰지만 일상이 회복되면서 이내 적자 규모를 다시 확대하는 것이다. 급격한 고령화 역시 수지 악화 요인이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보험금을 타가는 노인 비중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2년부터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까지 연평균 건강보험 지출 증가율은 9.0%다. 2019년의 경우 지출 증가율이 13.8%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20조2천400억원인 건강보험 적립금이 2028년 -6조4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6년 뒤면 적립금이 바닥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 같은 건강보험 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처음으로 7%대(7.09%)로 올라서는 직장인 건강보험료율이 매년 상승, 이르면 2027년에는 법정 상한선인 8%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정부가 지원하는 현행법 체계를 고려하면 정부 지원을 늘린다 한들 결국 원천은 국민의 혈세인 셈이다. 이러한 양출제입 방식으로는 국민 부담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건강보험 예상 수입의 20%를 국고에서 지원하는 법 규정은 올해 말로 종료된다"면서 "제도적인 개편 방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