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재개장한 광화문 광장 내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첫 집회가 열렸다.
'광화문광장 집회의 권리 쟁취 공동행동'(공동행동)은 13일 오후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 놀이마당에서 집회를 하고 "앞으로 두 달 간 서울시의 집회·시위 금지 조처를 규탄하는 불복종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동행동은 지난달 19일 종로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하고 열흘 뒤인 29일 서울시에 광장 사용신청서를 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자문단 심의를 거쳐 이달 11일 광장 사용 신청을 반려했으나 단체는 이날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 모인 50여 명은 '모일 권리, 모두의 광장',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것' 등이라고 쓰인 손팻말과 촛불을 들었다.
공동행동은 "광화문 광장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하겠다는 서울시 방침은 명백한 위헌·위법 조처"라며 "집회 신청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려는 것도 헌법이 금지한 '집회 허가제'"라고 지적했다.
서기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도 "우리에겐 여기서 집회하는 게 곧 문화이고 여가"라며 "광장은 시민들이 언제든지 나와 생각을 외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집회는 사용승인이 반려된 건으로 '무허가 사용'에 해당한다"며 "현장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법률 자문을 거쳐 변상금 부과나 고발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올 8월 설명자료에서 "집회·시위는 원칙적으로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 대상이 아니다"라며 전문가 자문단을 통해 광장 이용 신청을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이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집회와 시위를 포함해 일정 규모 이상이거나 성격이 모호한 행사는 자문단을 거쳐 허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