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외 증시가 연일 하락하자, 하락장 피난처로 각광받던 ELS가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올 들어 증시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ELS 상품이 추종하는 기초자산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올해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액은 24조 2,660억 원.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구간(Knock-in, 원금 손실 구간)까지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받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올 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증시 하락으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고위험' 상품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주요 증권사에서 공지한 ELS 원금 손실 위험 발생 건수는 153건.
특히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연계형 ELS 상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해 2월 12,000선을 돌파하며 최고점을 찍은 홍콩 H지수가 5,600선까지 떨어지며 녹인 구간에 들어선 겁니다.
삼성증권이 원금 손실 위험을 공지한 ELS 4개 모두 홍콩 H지수 상품이며, KB증권의 경우 23개 중 15개, NH투자증권은 27개 중 13개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미상환 잔액은 지난달 기준 21조 2천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습니다.
국내외 종목연계형 ELS 중에는 삼성전자를 추종하는 ELS의 녹인 규모가 1,254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 밖에 네이버에서도 1,200억 원 규모의 녹인이 발생했고, AMD와 테슬라, 엔비디아 상품에서도 녹인이 대거 발생했습니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기술주의 낙폭이 과도했기 때문입니다.
기초자산의 하락이 계속되면 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의성 / 미래에셋증권 반포WM지점장 : ELS도 손실이 나면 크게 날 수 있는 상품입니다. ELS는 기초자산이 있는데 이게 제로가 되면 원금을 전액 손실할 수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확정 금리형이나 절대 수익이라는 생각으로 가입을 하면 분명히 리스크가 있습니다.]
당분간 증시가 급반등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전문가들은 ELS 투자 시 발행일 당시 기초자산 가격과 현재가, 그리고 원금 손실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