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는 환율…웃음 짓는 의료기기

입력 2022-09-19 19:02
수정 2022-09-19 19:02
<앵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목전에 두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오히려 환율 효과를 톡톡 보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 역시 양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면서 강달러 수혜를 한 몸에 받을 전망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연일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달러 부채가 많은 대다수 업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약·바이오, 특히 의료기기 업체들은 남몰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수출비중이 높은데다, 원자재 값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할 수 있어 강달러로 오히려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내 1위 임플란트 전문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순이익이 191억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같은 임플란트 전문기업인 덴티움을 비롯해 에스테틱 의료기기 전문기업 루트로닉, 피부·비만 의료기기 전문기업 클래시스 역시 환율 상승에 수혜를 입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재까지 미국의 고금리 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를 약화시킬 만한 대외 요인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달러 현상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

자연스레 해외매출 비중이 높고, 주력 분야에서 각자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3분기 실적 역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의료기기 업체 11곳 가운데 7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 가운데 덴티움의 경우 2분기에 이어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할 전망입니다.

루트로닉, 오스템임플란트, 클래시스 역시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A증권사 제약·바이오 연구원 : 기기 만드는 곳은 달러 관련해 원가 비용이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매출면에서 보면 달러로 받으니까 환율 효과 있겠죠.]

탄탄한 기술력에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국내 의료기기 업계.

강달러란 우호적인 환경에 힘입어 3분기는 물론, 연말까지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