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과 경주 지역이 큰 피해를 본 가운데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인 석굴암과 불국사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확인된 문화재는 총 32건이다.
문화재 지정 종류별로는 사적이 24건이었고 보물 3건, 국가민속문화재 2건, 국보·천연기념물·등록문화재가 각 1건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8건, 경기 4건, 서울·제주 2건씩이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석굴암과 불국사도 태풍의 피해를 봤다. 국보인 경주 석굴암 석굴은 경내로 진입하는 길목과 종무소 마당, 화장실 등이 비바람에 훼손됐다. 불국사는 극락전 기와 일부가 떨어지고 주변 수목이 피해를 봤다.
보물인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은 주변 석축과 도로 일부가 유실됐으며, 또 다른 보물인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은 인근 소나무 1그루가 넘어져 현재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한국의 서원' 중 한 곳인 경주 옥산서원에서도 옥산천 징검다리 일부가 이탈되거나 유실돼 현재 관할 지자체 등이 복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신라 천년고도인 경주에서는 왕릉 피해도 컸다.
원성왕릉은 왕릉의 갑석(甲石·돌 위에 포개어 얹는 넓적한 돌)과 축대 일부분이 파손됐고 소나무가 넘어졌다. 흥덕왕릉과 지마왕릉에서도 소나무가 비바람을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
이 밖에도 사적 춘양교지와 월정교지의 목재 계단 일부가 파손됐고, 황룡사지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경남 지역에서는 김해, 창영, 통영, 의령 등에서 문화재 피해가 파악됐다.
이번 태풍으로 김해에서는 가락국(금관가야)의 시조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수로왕릉 내 왕버드나무 1그루가 넘어졌고 수로왕비릉에서는 고직사 지붕 내림마루 기와가 파손됐다.
돌로 쌓은 산성인 김해 분산성은 탐방로 약 10ｍ 구간이 함몰돼 복구 계획을 수립 중이다.
강경환 문화재청 차장은 이날 태풍의 피해가 컸던 경주를 직접 찾아 태풍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를 확인하고 조치 사항을 점검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부러진 나무 등 경미한 사항은 현장을 정리하고 복구 중"이라며 "응급 복구와 추가 훼손 방지를 위한 긴급보수 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