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40원대를 돌파하면서 국내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출 측면에서는 고환율로 매출이 늘어나는 점도 있지만, 안 그래도 물가상승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원자재를 비싼 가격에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2.0원 오른 1,341.8원에 개장한 뒤 장 초반 1,340원대 초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1,330원선과 1,340원선을 연이어 돌파하며 13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선 치솟는 환율은 항공사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하는 주요 요인이다.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지급해야 하는 항공사 입장에서 고환율은 큰 부담이다.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막 회복하기 시작한 항공사들은 고환율에 발목이 다시 잡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과거에는 환율 상승시 해외 영업으로 얻는 외화 수익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현재는 국제선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아 외화 수익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고환율 여파로 2분기 항공사의 외화환산손익은 손실로 전환됐다.
수입 비중이 큰 철강업계도 원·달러 환율 급등세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원자재 가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재료를 수입해 만든 철강 제품을 대부분 국내 제조업체에 공급한다. 내수 의존도는 높은데 원자재는 수입해야 해 환율과 원료 가격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수익성 변동 폭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수출 비중이 40∼50%인 포스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내 철강업체들이 원화 약세로 인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출 확대를 통해 환율 급등세의 부정적 영향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 원자재 수입 부담을 제품 수출로 상쇄해 헤징(위험 회피)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환율 변동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