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로치 "펠로시 대만 방문, 中 상처에 소금 투척하는 행동"

입력 2022-08-04 10:44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예일대 석좌교수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비판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로치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의 상처 부위에 소금을 뿌리는 행동이나 다름 없었다"면서 "이번 방문이 미·중 갈등을 고조시키고 두 나라를 갈라놓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스티븐 로치 교수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로치는 "이번 방문이 미국과 대만의 관계 개선에는 도움이 됐을 수 있으나, 미국의 지정학적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는 망가트렸다"면서 "미·중 관계 개선 가능성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이어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불상사가 발생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상처가 벌어진 부위에 소금을 투척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로치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민주적인 일을 묵인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을 방문한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계속 방관하지 않겠다"면서 "대만 방문을 통해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로치는 "중국, 홍콩, 대만 등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를 자극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서 "중국이 대만을 직접 공격하는 보복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지만, 당분간 중국의 군사 위협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미국에게 적합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