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꺾이자 속수무책..."하반기도 흐림"

입력 2022-06-15 19:06
수정 2022-06-15 19:06
증권업, 줄줄이 52주 신저가
주가방어·주주환원책도 미미


<앵커>

증시가 곤두박질 치면서 증권사들도 울상입니다. 증시 호황을 뒤로하고 이제 증권사들은 실적 방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추정치를 취합해봤는데, 하락폭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 사안을 취재한 증권부 배성재 기자 나와있습니다. 배 기자,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예측치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역시나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의 주가나 실적 모두 좋지 않습니다. 2분기에는 과연 어땠을지 숫자를 가져왔는데요.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7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최대 -70%대까지 줄어든 곳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신증권이 -71%로 가장 낙폭이 컸고요. 미래에셋과 삼성, NH증권 등도 모두 -30% 수준의 이익축소가 예상됐습니다.

물론 증권사들이 지난해에 워낙 돈을 잘 벌기도 했습니다.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긴 증권사만 5개사였으니까요. 그러나 1분기에 이어서 2분기에도 연속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만으로 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2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은 당연히 안 좋을거로 예상은 했는데, 쇼크가 상당하군요. 1분기에는 어땠습니까.

<기자>

이미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크게 악화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증시 활황이 이어지던 1년 전에 비해 -31.2% 줄은 것으로 집계가 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낙폭이 가장 컸고,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20%대 감소를 보였습니다.

<앵커>

수익이 떨어지는 이유는 당연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일텐데, 사업별로 구체적으로 집계된 실적이 있습니까?

<기자>

주식거래를 중개한 대가로 받는 '수탁수수료'의 감소가 눈에 띕니다. 1조 4,597억 원을 기록했는데, 1년 전에 비해 무려 42%가 줄은 값입니다.

증시 예탁금만 보면 올해 초에 70조 원에 머물던 숫자가 5월엔 57조 원까지 내려간 걸 볼 수 있습니다. 2분기 거래대금이 1분기에 미치지 못할 예정인데, 이를 반영하듯 증권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기록 중입니다.

<앵커>

상당히 우울한 전망이군요. 증권사 주가는 이미 52주 신저가로 추락했는데 이를 방어할 움직임은 있습니까?

<기자>

기본적으로는 주가를 방어한다기보다는 약세장 속에 실적을 지키고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나마 희소식 중 하나는 몇몇 증권사들의 경우 자사주 매입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미래에셋과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이미 자사주 매입을 한 차례 했는데, 하반기 다시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지난해 3월 3,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던 메리츠증권 또한 신탁 매입 등의 기조는 여전히 유지 중이라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그동안 이어룡 회장을 필두로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왔던 대신증권 또한 자사주를 추가 매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관건은 하반기인데, 증권사 주가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좋지 않습니다. 거래대금 감소로 수수료 수익도 줄고 있고, 금리도 오르면서 PF나 각종 펀드의 요구수익률도 달성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일각에서는 증권업종 실적 반등이 "긴축의 종료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반대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계속 이어지는 이 상황에 긴축을 멈출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당분간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든 실정입니다.

다만 증시가 지난해 3분기부터 약세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3분기부터 증권사 실적은 '역기저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체감하는 숫자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지만 실질적인 실적반등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살펴봤듯 주가 부양책을 펼치고 있는 종목들은 눈여겨볼만 한데요. 증권주 중에는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성향이 높은 곳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보통주 배당금이 1주당 3,800원이었고, NH투자증권도 1,050원이었습니다. 두 곳 모두 30%대 배당성향을 가져갔습니다. 또 메리츠증권처럼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적절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