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 순이익 숨은 효자 '비은행'…지주 회장 직접 챙긴다

입력 2022-04-13 19:08
수정 2022-04-13 19:08
<앵커>

자산규모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에 있어서도 비은행 계열사들의 기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주사들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전민정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이 내세운 올해 핵심 과제 중 하나입니다.

금융그룹 수장들이 '비은행'을 외치는 건, 최근 은행 보다는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이 지주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1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는데, 숨은 효자는 '비은행' 이었습니다.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는 1년 전보다 평균 4%포인트 이상 오르며 전체 순이익의 30% 이상을 책임지게 됐습니다.

특히 작년에 나란히 순이익 4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가 40%대 수준까지 올라섰는데요.

KB금융의 경우 윤종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2015년부터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보험을 잇따라 인수하며 은행의 이익 의존도를 낮춘 게 결실을 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엔 양대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선언하며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입지 굳히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신한금융도 2017년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 M&A를 통해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뤄냈는데요.

조 회장은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 부동산 신탁사 아시아신탁과 같은 알짜 매물들을 사들여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습니다.

올해 금융지주 회장들은 증권사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에 보험과 카드사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하나금융그룹 수장이 된 함영주 회장은 취임과 함께 카드, 캐피탈, 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는데요.

특히 하나카드가 계열사 중 '약체'로 꼽히는 만큼, 최근 롯데카드가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반가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도 증권사를 우선순위로 보험, 카드사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데,

손태승 회장은 내년까지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은행 위주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그룹의 몸집을 키우고 안정적인 성장까지 이뤄내야 하는 것이 금융지주 수장들의 숙원.

비은행 자회사의 성패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앞으로도 지주 회장들의 M&A 광폭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